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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후기7

<마우리치오 카텔란 : WE> 리움미술관 전시ㅣ논란의 예술 세계에서 제일 논란인 바나나. 바로 그 바나나를 보고 왔다. 그런데, 내가 본 바나나는 그 바나나인가? 작가가 붙여 놓은 바나나라면, 설치장소와 원산지가 어디든지 상관없이 그 바나나인가? 작가의 작업지시서대로 설치했다면, 누가 했든지 상관없이 그 바나나인가? 밤새 아무도 모르게 짓궂은 누군가가 다른 바나나로 교체해 놓았다면, 이 바나나는 가짜인가? 예술가가 붙여놨다는 이유로 1억 5천만 원에 팔린 바나나, 그 바나나를 먹어치우는 또 다른 예술가, 덕분에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해진 바나나, 그러나 그림의 소유주가 갖게 되는 것은 바나나가 아니라 진품증서라는 사실. 이러한 현대미술의 코미디스러운 현실을 작가가 미리 예견이라도 한 듯이, 이 작품의 제목은 '코미디언'이다. 리움미술관 무료전시 < 마우리치오 카.. 2023. 3. 18.
두려움 없이 나아가라 <자유낙하 - 키키 스미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전시 예술이란 스스로 선언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서 '내가 작가입니다'라고 선언하는 것이고 그렇게 사는 것이다. - 키키 스미스 Kiki Smith '무엇이 예술인가, 누가 예술가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이 필요했다. '선언'이라는 단어가 와닿는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만난 키키 스미스, 그 역시도 작품을 통해서 무언가를 강렬하게 선언하고 있는 듯했다. 인간의 생명만큼 취약한 것은 없고, 인간의 몸만큼 변화하는 것은 없다. 중력을 받아들이고 자유낙하하는 인간의 몸에서 생동하는 에너지를 느껴보라! 자유낙하 - 키키 스미스 Free Fall - Kiki Smith 기간 2022. 12. 15 (목) ~ 2023. 03. 12 (일)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요금 무료 전시실 안에 .. 2023. 2. 7.
앉아만 볼게요 <포르쉐 나우 성수> 팝업 전시 포르쉐 나우 성수 포르쉐가 팝업스토어의 성지 성수동에 나타났다. 포르쉐 나우는 세계 주요 도시에서 지역성을 반영해 브랜드 가치를 소개하는 팝업 스토어이다. 국내에는 제주, 부산, 그리고 성수, 이렇게 세 군데에 있다. 성수동의 지역성에 어울리게 젊고,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디자인되었다. 건물 외관부터 붉은 벽돌의 폐공장을 리모델링하고, 그라피티를 칠해 힙스러움을 완성했다. 그래픽 아티스트 '샘바이펜'과 콜라보하여 건물 외관의 그라피티, 내부의 아트웍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기간 ~2023년 3월 주소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2가 277-67 포르쉐 나우 성수 사전예약 네이버 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790918?area=bmp 네이버 예약 :: .. 2023. 1. 15.
낮을 잊게 하는 밤 <밤이 선생이다> 성수 전시 @우란문화재단 "낮에 잃은 것을 밤에 되찾는다" 낮의 고달픔은 밤에 잊고, 낮에 잃어버린 꿈은 밤에 되찾는다. 혼자 놓인 고요한 밤을 유난히 좋아한다. 소란한 낮을 통과 해 어둠의 방에 홀로 들어와야 비로소 나의 하루가 완전해지는 느낌이 들곤 한다. 잠들기 전 새벽, 좋아하는 것들을 헤아리고, 어제의 물음과 내일의 그리움에 답해보는 시간.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약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었다면, 지금보다도 밤을 더 좋아했겠지. 밤과 술은 서로를 더 그윽하게 만들어주는 관계니까. 술을 매개로 더 깊은 밤을 지내는 사람들에게, 밤을 매개로 술을 더 진하게 느끼는 사람들에게 좋은 전시가 있다. 성수동 우란문화재단에서 전시하는 . 1층 우란 1경에서 를 관람 후, 2층 우란 2경에서 이 전시까지 보고.. 2023. 1. 14.
술 한 잔 예술 한 모금 : <그녀의 자리 & 과하주 Bar> 성수 전시 @우란문화재단 "일 년에 딱 하루" 그녀들만을 위한 자리. 여성들은 함께 술을 마시며 사대부 남성들의 놀이문화인 풍류를 구성하는 술 문화를 문화적 체험으로 전유함과 동시에 일상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유정선(2009). 화전가에 나타난 여성의 놀이 공간과 놀이적 성격-'음식'과 '술'의 의미를 중심으로-. 한국 고전연구학회 학술저널, 19, 57-83. 예나 지금이나 '여성'과 '술'의 조합은 대개 거칠고 탈규범적인 이미지로 대변된다. 여성들에게는 사회적 규범, 어떤 곳에서는 종교적 규율이 더 엄격하게 적용된다. 이러한 사회 구조 속에서도 의연하게 존립하고 있는 우리 여성들의 자리를 조명하는 독특한 전시가 있다. 과거 여성들에게 술이 지녔던 또 다른 의미와 이야기에 주목하는 전시이다. 바로, 성수동 우란문화재단.. 2023. 1. 13.
지극히 개인적인 집이 주는 위로 : <알피 케인, 고요의 순간> 전시후기 @롯데에비뉴엘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경기는 계속 불황이지만,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 미술시장은 꾸준히 호황이다. 그런데, 돈을 아무리 준다고 해도 아무나 살 수 없다는 그림이 있다. 바로 '컬렉터들이 제일 기대하는 작가 1위'에 뽑힌, 영국 작가 '알피 케인'의 이야기이다. 요즘 핫하게 떠오르는 신인 작가, 알피 케인. 컬러풀하고 몽환적인 색감으로 '리틀 데이비드 호크니'라고 불리기까지 한다. 심지어 자신의 그림을 사고 싶어 하는 컬렉터가 있으면, 왜 사고 싶어 하는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이야기를 듣고 그림을 팔지 결정한다고 한다. 일종의 마케팅 같기도 하고. 이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건지 궁금해졌다. 그러던 차에 롯데 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알피 케인, 고요의 순간 Alfie Cain.. 2022. 12. 31.
도대체 뭘 숨기고 있는 거야? : <마틴 마르지엘라> 전시 후기 김찬용 도슨트 투어 @롯데뮤지엄 디자이너들의 아티스트, 마틴 마르지엘라. 그는 왜 얼굴을 숨길까? 이름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천재 디자이너이자 예술가. 패션계를 떠났던 그가 지난해 파리 전시 이후, 서울에서도 전시를 개최했다. 마틴 마르지엘라 Martin Margiela at Lotte Museum of Art 기간 22.12.24(SAT) ~ 23.03.26(SUN) 장소 롯데뮤지엄 전시 포스터, 브로셔, 티켓에 사용된 데오도란트는 그의 세계관에서 상당히 중요한 매개체이다. 그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체취를 인위적으로 없애는 물건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현대인들이 자연스러운 상태를 거스르는 데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번 전시는 김찬용 도슨트 님의 님의 가이드를 따라 관람했다. 언제 들어도.. 2022.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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